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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0-12 23:14
노지고추 무농약재배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598  
노지고추 무농약재배, ‘무모한 짓’ 150일 만에 고추농사 새 역사

포토뉴스
 고추농사만큼 품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농사는 없다. 여기다 병해충까지 많이 발생해 농약 없이는 농사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농가는 고추농사를 손놓고, 그 자리에 중국산 수입고추가 밀려들면서 고추자급률이 40%대로 떨어지는 등 고추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고추는 10a(300평)당 생산비와 노동력 투입시간이 각 173만원과 168시간으로 채소류 가운데 가장 많다. 이로 인해 고추재배 농가는 2000년 90만농가에서 2010년 30만농가로 급감했고, 생산량도 반토막이 나 지난해 고추자급률은 44%까지 떨어졌다. 위기의 고추산업에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한 방법이 시도됐다. 영양고추의 품질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경북 영양농협(조합장 오두찬)과 금병성씨(58·경북 영양군 수비면 발리리)가 올봄 노지고추 무농약재배에 도전장을 던졌다. 4월 말부터 9월 말까지 약 150일에 걸친 노지고추 무농약재배 과정을 밀착 취재했다.

 지난 9월7일. 경북 영양농협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청송·영양사무소로부터 팩스 한통을 받았다. 내용은 다름 아닌 고추잔류농약 검사결과서. 9월1일 안전성 검사를 위해 가져간 홍고추 검사시료에서 ‘검사대상 250여가지 잔류농약 성분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가슴 졸이며 결과를 기다리던 금씨와 영양농협 관계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모두가 ‘무모한 짓’이라며 고개를 저었던 노지고추 무농약재배가 정부로부터 ‘공인’받는 순간이었다.

 ‘수비태양초’로 유명한 수비면에서 30년 넘게 고추농사를 지어 온 금씨가 노지고추 무농약재배라는 새로운 도전을 결심한 것은 지난 2월. 영양농협이 올해 처음 시작한 노지고추 무농약재배 시범포사업 대상자로 선정되면서부터다.

 “선정은 됐지만 막막했습니다. 여름 장마철을 지나야 하는 국내 노지고추 재배여건상 노지에서는 무농약재배가 거의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거든요. 그래서 이왕 버릴 농사라고 생각하고 지난 몇년간 탄저병이 심해 거의 고추를 수확하지 못한 밭 한필지를 시범포로 정했습니다.”

 4월16일 시범포 밭 2,310㎡(700평)에 퇴비 120포대를 뿌리고, 28일 비닐피복 직전에 미네랄에이(A) 500㏄와 요구르트 5병을 물 20말에 희석해 뿌렸다. 그리고 5월4일 고추를 정식했다. 6월23일부터 첫 홍고추를 수확한 8월19일 사이에 열흘 간격으로 영양농협에서 공급한 천혜녹즙과 현미식초 등 친환경제제를 살포하고, 진딧물 방제용 난황유는 25말씩 두차례 뿌렸다.

 시범포를 지켜본 모두의 관심사인 첫물 고추 수확량은 건고추 300㎏(500근). 금씨는 “수량과 품질 모든 면에서 일반 관행재배와 조금도 차이가 없었다”면서 “그때부터 ‘반신반의하던 농가들이 시범포를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첫물 수확을 앞두고 8월13일 발리리마을회관에서 열린 시범포 견학행사에는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100여명이 넘는 고추재배 농가가 참가했다.

 노지고추 시범포 기술자문역이자 비가림시설 무농약고추 선도농가인 정경화씨(52)는 “무농약으로 재배한 노지고추의 품질이나 수량이 일반 관행재배 고추와 차이가 없다는 것을 금씨가 확인시켜줬다”면서 “이번 시범포 무농약재배 기술을 농가에 확산해 나간다면 영양에서 시작된 2중터널재배에 이어 또 다른 노지고추 재배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일”이라고 밝혔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 양은영 연구사는 “노지고추 무농약재배는 통계조차 없을 정도로 어렵고 성공사례도 찾기 어렵다”면서 “특히 수량과 품질이 일반 고추재배와 차이가 없다면 성공의미는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금씨는 “끝물 고추까지 합하면 건고추 약 600~700㎏(1,000~1,200근) 수확이 가능하고 품질 역시 조금도 손색이 없어 나 스스로도 믿기지 않을 정도”라면서 “내년부터는 무농약고추 재배를 크게 늘려 노지고추 무농약재배를 선도해 보겠다”고 말했다